
미생물과 질병의 관계
질병이란 말은 사람, 동물, 식물의 몸의 기능이나 구조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 중 미생물을 병원균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의 피부나 소화관에는 평소에도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우리 몸과 함께 공생하며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병원성을 나타내는 침입균과 서식 공간과 영양소를 두고 경쟁하며, 항생물질을 만들어 침입균을 막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우리 몸에 상주하지 않는 외부 미생물에 일시적으로 감염되어도 대부분은 해롭지 않지만, 다른 병원균들은 신체 조직에 침입하거나 독소를 생산하기도 합니다. 세균이 일으키는 질병에서는 독소가 매우 중요합니다. 세균 독소는 크게 외독소와 내독소의 두 종류로 나뉩니다. 외독소는 미생물 대사에 의해 생성되는 단백질이고, 그람 양성균과 그람 음성균 모두 생산합니다. 또한, 세포의 구성요소가 아니므로 세포 외 환경으로 분비됩니다. 장에 작용하는 장독소나, 신경에 작용하는 신경독소 등이 대표적입니다. 내독소는 지질다당류로, 세포가 사멸하거나 분해될 때 방출됩니다. 그람 음성균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인체에 미치는 독성 범위가 넓고 심한 증세에 이어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세균과는 달리 바이러스는 혼자 살 수 없고 숙주세포 안으로 침입해 그 세포 안에서만 증식합니다. 그 결과 숙주세포가 손상되거나 파괴되어 병이 생기게 됩니다. 병원균이 실제로 몸속에서 자라고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숙주의 방어능과 병균의 독성의 균형에 따라 결정됩니다. 만약 병원균 쪽이 강하면 숙주가 감염되어 병이 생기고, 반대로 숙주의 면역이 강하면 감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식품 기인성 질병의 개요
식품 기인성 질병은 음식이 단순한 영양원이 아니라, 미생물이나 오염물질이 사람에게 옮겨지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식품 기인성 질병은 오염된 음식을 먹어서 생기는 질병입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미생물, 화학물질, 기생충, 어류 자연독, 식물성자연독,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 방사능 물질, 대사 이상 물질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미생물, 특히 세균에 의한 감염이 가장 많습니다. 바이러스나 원생동물도 원인이 되지만, 발생 빈도는 세균보다 낮습니다.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소인 곰팡이독소도 인체에 해롭지만, 대부분의 식품 기인성 질병에서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식중독은 음식에 들어 있던 해로운 미생물이나 물질 때문에 생기는 급성 위장 질환입니다. 식중독의 주요 증상으로는 설사와 복통이 있고, 구토와 발열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식중독은 위염보다는 장염 형태로 더 많이 나타나며, 주로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이 생깁니다. 모든 식중독이 위장염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Listeria monocytogenes는 잠복기가 길고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식중독을 일으키고, Clostridium botulinum은 신경독을 만들어 급성 신경 마비성 식중독을 일으킵니다. 이처럼 식품 기인성 질병은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지만, 결국 식품이 미생물의 운반체가 되어 사람의 몸에 해를 주는 것이라는 공통된 특징을 가집니다
식중독의 형태와 발생 기전
식중독 미생물의 공통점으로는, 식품 속에서 증식할 수 있고, 동물, 환경 등 오염경로가 다양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많은 균에 의해서 감염이 되지만, 적은 균 수로도 감염이 가능합니다. 식중독은 감염형과 독소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감염형은 살아 있는 미생물이 몸속, 특히 장 속에 들어와 증식하면서 병을 일으키는 형태입니다. 대부분의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이 감염형인데, Salmonella 속에 의한 식중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균이 식품과 함께 섭취되어 균이 숙주의 장에서 증식해 장염을 유발하고 분변에 많은 양의 균이 발견되는 것입니다. 감염형 식중독과 관련된 장염은 장독소로 작용하는 외독소나 내독소의 생성에 기인합니다. Clostridium perfringens처럼 발병을 위해 살아있는 세포가 섭취되어야 하는 경우도 감염형 식중독에 해당합니다. 섭취된 후에 영양세포가 포자를 만들고, 영양세포가 분해되면서 포자가 방출될 때 장독소가 분비됩니다. 독소형은 미생물이 음식 속에서 자라며 외부로 독소를 만들어 놓는 형태입니다. 사람이 이 독소가 들어 있는 음식을 먹어서, 세균이 아니라 독소에 의해 발병이 되는 것입니다. 원인이 되는 것은 외독소인데, 신경독소를 생산하는 Clostridium botulinum과 장독소를 생산하는 Staphylococcus aureus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잠복기가 짧아 식품 섭취 후 빠르게 증상이 나타납니다.